진짜 올드머니는 이런 것
미국의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시작한 올드머니 룩이 지구 반대편 우리나라까지 핫한 키워드가 됐습니다. 대대로 부를 축적해 온 상류층의 사람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을 뜻하는 올드머니(Old Money)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어요. 로고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 톤온톤의 차분한 색감을 활용한다는 점, 그리고 단순하지만 디테일이 있는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점이죠. 이러한 조합이 멋스럽게 보이려면, 질 좋은 소재와 장인정신이 수반된 제조 공정이 필요합니다. 여타 브랜드는 따라할 수 없는 '찐' 올드머니 브랜드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죠.
진정한 올드머니의 전통적인 강자 브랜드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로로피아나를 들 수 있어요. 비큐나 울을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이탈리아 브랜드로 비큐냐 울 외에도 질 좋은 캐시미어와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로 유명하죠. 동물을 학대하지 않고 한 올 한 올 빗어 털을 수확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까지 생각해요. 이탈리아의 수트 브랜드 키톤은 브리오니, 체사레 아톨리니와 더불어 세계 3대 수트 브랜드 중 하나라고 불릴 정도로 우수한 테일러링을 자랑합니다. 역시 이탈리아 기반의 브루넬로 쿠치넬리도 뛰어난 품질의 캐시미어와 실크, 울 소재의 제품을 생산하는데요, 윤리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착한 브랜드죠. 앞선 두 브랜드에 비해 젊은 역사를 지니고 있고 비교적 트렌디한 디자인을 지니고 있어 올드머니의 대표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로고리스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감도 높은 디테일을 지닌 브랜드도 눈여겨볼만합니다. 2006년 미국의 쌍둥이 배우, 애슐리와 메리-케이트 올슨 자매가 설립한 더 로우는 고품질의 원단과 하나의 킥이 있는 장식, 그리고 정밀할 테일러링으로 변치 않는 클래식을 표현하죠.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르메르가 1992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론칭한 르메르는 차분한 컬러감과 독창적인 실루엣이 특징인 브랜드입니다. 현재는 그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사라 린 트란과 함께 이끌고 있는데, 그녀의 스타일 자체가 르메르를 대변하고 있죠. 2014년 스웨덴에서 탄생한 토템은 새롭게 떠오르는 올드머니 브랜드입니다. 북유럽 특유의 정갈한 감성을 담은 토템은 완벽한 재단과 고급 소재, 그리고 뚜렷하게 표현된 실루엣으로 시간이 지나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죠.
올드머니를 완성하는 데 있어 액세서리도 빠질 수 없죠. 이탈리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발렉스트라는 로고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탁월한 가죽 제품을 선보입니다. 특히 가죽 단면을 여러 번 래커로 덧입히는 코스타 래커 파이핑 작업을 거쳐 독보적인 분위기와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하죠. 사다리꼴 모양의 '이지데' 백이 시그니처로, 다양한 컬러로 출시돼 올드머니 룩의 포인트로 제격입니다. 1829년 벨기에서 탄생한 델보는 가장 역사가 깊은 핸드백 브랜드입니다. 방대한 아카이브를 지니고 있는 만큼, 최상의 품질의 가죽과 장인들의 숙련된 솜씨로 가방을 제작하죠. 버클 장식이 돋보이는 '브리앙' 백이 대표적인 아이템인데요,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배우 김희애가 들고 나오면서 국내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